분류 전체보기20 세기의 철학자 14편 임마누엘 칸트, 이성과 도덕으로 자유의 기준을 세우다 1. 변증법의 뜻과 오해, 서로 다른 것이 부딪혀 더 나아가는 길헤겔의 핵심 도구는 변증법입니다. 변증법은 어려운 마술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과 힘이 부딪히고 응답하며 더 나은 자리로 나아가는 운동의 방식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한쪽이 완전히 이겨 다른 쪽을 없애는 싸움이 아니라, 대립이 남긴 문제와 장점을 함께 살려 한 단계 올려 세우는 과정입니다. 헤겔은 이 과정을 “없애면서 보존하고, 보존하면서 넘어선다”는 말로 자주 설명했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우리가 일을 하다가 장점 A와 장점 B가 충돌할 때, 어느 한쪽만 밀어붙이면 늘 부작용이 남습니다. 변증법은 두 장점이 가진 핵심 가치를 살리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 새 기준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변증법은 승부가 아니라 성장의 언어에.. 2025. 9. 6. 세기의 철학자 13편 임마누엘 칸트, 이성과 도덕으로 자유의 기준을 세우다 1. 순수이성, 우리가 세계를 아는 방식의 기준칸트 철학의 출발점은 순수이성입니다. 칸트는 우리가 세상을 볼 때, 바깥에서 들어오는 감각의 재료와 마음속에 이미 갖춘 생각의 틀이 함께 작동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시간과 공간 같은 기본 틀, 원인과 결과처럼 질서를 묶는 틀이 있어야 사실들이 의미 있는 경험으로 엮인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과학이 가능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온도계 수치나 천체의 움직임을 누구나 같은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마음의 공통된 틀 덕분입니다. 다만 이 틀은 현상을 질서 있게 보여 주지만, 현상 너머의 사물 자체를 직접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경험 가능한 것에 대해선 확실히 배울 수 있지만, 그 바깥의 궁극에 대해선 과감한 단정을 삼가야 한다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2025. 9. 5. 세기의 철학자 12편 데이비드 흄, 회의와 공감으로 삶을 가볍게 정리하는 법 1. 경험과 습관, 인과를 믿는 이유를 차분히 따져 보기흄의 철학은 경험에서 시작합니다. 우리는 보고 듣고 만지는 경험으로 세상을 배웁니다. 그런데 경험만으로는 ‘왜’라는 질문, 즉 인과를 완전히 증명할 수 없습니다. 불씨가 종이에 닿으면 불이 붙는 장면을 수없이 보았다고 해서, 다음에도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논리만으로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흄은 이 지점에서 솔직했습니다. 인과를 믿는 힘은 엄밀한 증명이 아니라 습관과 반복에서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비슷한 일이 여러 번 이어지면, 우리 마음은 자연스럽게 “또 그럴 거야”라고 기대를 만듭니다. 이 기대 덕분에 우리는 내일을 준비할 수 있고, 생활은 부드럽게 굴러갑니다. 흄은 인과를 부정하려 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인과에 대한 우리의 심리적 근거를 밝혀,.. 2025. 9. 5. 세기의 철학자 11편 존 로크, 경험과 자유로 시민을 세우다 경험에서 출발하는 앎, 말과 사실을 가깝게 두기존 로크의 철학은 어디서 시작할까요? 로크는 “사람의 앎은 경험에서 온다”는 간단한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아기가 세상에 태어날 때 머릿속에 준비된 지식 꾸러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며 조금씩 쌓아 간다고 보았습니다. 흔히 “빈 서판”이라는 표현으로 설명되는 이 관점은, 어려운 이론을 늘어놓기보다 사실을 천천히 확인하는 태도를 가르칩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먼저 보고, 필요한 만큼만 가설을 세우고, 다시 실제와 대조하며 고쳐야 합니다. 이렇게 앎을 다루면 실수는 줄고, 남과의 토론도 부드러워집니다. 감정으로 결론을 앞당기지 않고, 근거로 말하기 때문입니다.로크는 언어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같은 말을 쓰면서도 사람들은 서로 다.. 2025. 9. 5. 세기의 철학자 10편 라이프니츠, 단자와 조화로 세계를 이해하는 법 1. 단자, 세계를 이루는 보이지 않는 창단자는 라이프니츠가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핵심 개념입니다. 단자는 더 나눌 수 없는 작은 중심이며, 물질처럼 부피나 모양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각과 경향을 가진 존재의 핵입니다. 라이프니츠는 모든 사물과 생명, 그리고 사람의 마음까지도 각기 다른 단자들의 관점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습니다. 집을 멀리서 보면 하나의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벽돌·나사·나무결이 각자 역할을 하듯이, 세계도 표면 아래에서는 수많은 단자들이 자기 방식의 시선으로 전체를 비춥니다. 단자는 서로에게 물리적으로 구멍을 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는 “단자는 창문이 없다”는 유명한 비유를 남겼습니다. 이 말은 단자들이 직접 끼어들어 서로를 밀치거나 흔들지 않는다는 뜻이지, .. 2025. 9. 4. 세기의 철학자 9편 스피노자, 자연 속에서 찾는 자유의 기술 1. 신과 자연의 동일성, 범신론의 뜻과 오해스피노자의 철학은 범신론이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그는 신을 세상과 분리된 인격 존재로 보지 않고, 신=자연이라는 등식으로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자연은 숲이나 강 같은 풍경만이 아니라, 사물과 마음을 움직이는 보편적 법칙의 전체를 가리킵니다. 우리는 그 법칙 안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생각합니다. 비가 내리면 젖고, 불에 대면 뜨겁듯, 사람의 생각과 감정도 일정한 원인과 결과를 따라 흘러갑니다. 스피노자는 이 연결을 “필연”이라 불렀습니다. 필연은 운명론처럼 체념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원인을 아는 만큼 다르게 살 길이 열린다는 뜻입니다. 병의 원인을 알면 치료법을 찾듯, 마음의 원인을 알면 고통을 줄이고 기쁨을 늘릴 수 있습니다. 그는 신을 두려움과 보상으로 사람을.. 2025. 9. 4.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