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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구조와 임금 결정의 경제학 노동시장은 단순히 구직자와 구인 기업이 만나는 장소가 아니라, 제도·기술·인구·교육이 얽혀 형성된 거대한 조정 장치다. 임금은 생산성의 그림자이면서도 협상력·규제·관습의 산물이고, 고용은 경기의 함수이면서도 기업의 자동화 선택과 직무 설계에 의해 재편된다. 이 글은 첫째, 수요·공급·제도의 삼각형으로 노동시장 구조를 해부하고, 둘째, 임금이 형성되는 실제 메커니즘을 생산성·협상·제도의 각도에서 정리하며, 셋째, 가계·기업·정책이 각각 취해야 할 설계 원칙을 절차로 제시한다. 목표는 헤드라인 실업률을 넘어, ‘어떤 일자리가 어떤 임금으로 어떤 위험을 안고 만들어지는가’를 구조적으로 읽도록 돕는 것이다.노동수요·공급·제도의 삼각형: 기술·인구·교육이 얽혀 만드는 고용의 지형노동시장의 첫 축은 수요다. 기업은.. 2025. 9. 27.
스타트업 재무·성장지표와 유닛 이코노믹스 스타트업은 ‘성장’과 ‘존속’의 줄타기를 한다. 지표는 투자자 설득의 언어이면서, 내부 생존의 계기판이다. 이 글은 B2C·B2B를 아우르는 공통 언어로 CAC·LTV·Payback·NDR·코호트 분석을 정리하고, 현금흐름 브리지와 버닝 레이트·런웨이 관리, 가격·제품·마케팅·채용의 연결식을 제시한다. 숫자는 포장지가 아니라, 행동의 트리거여야 한다.획득·유지·확장의 삼각형: CAC·LTV·Payback·NDR고객획득비용(CAC)은 마케팅·세일즈 비용을 신규 유료고객 수로 나눈 값이다. 생애가치(LTV)는 ARPU×총마진×지속 기간(또는 코호트 잔존률 합)으로 근사한다. 기본 규칙은 LTV/CAC>3, 총마진 60% 이상, Payback 12개월 이내(소프트웨어 기준)다. B2B는 세일즈 사이클이 길고 .. 2025. 9. 26.
부동산 시장의 구조: 금리·인구·정책의 삼각형 부동산은 장기 자본재이자 거주·생산의 그릇이다. 가격은 금리·소득·인구·정책의 삼각형에서 결정되고, 임대료와 공실, 개발·분양의 사이클이 실물과 금융을 잇는다. 이 글은 주거·상업·물류의 세 세그먼트를 같은 틀로 읽는 방법을 제시하고, 금리 경로·가구 구조·공급 스톡·규제 캘린더를 결합해 의사결정 루틴을 만든다.금리와 할인율, 임대-가격의 균형부동산 가치는 현금흐름(임대료–운영비)과 할인율(무위험금리+위험프리미엄)의 함수다. 장단기 금리 상승은 캡레이트를 밀어 올리고, 같은 임대수익에도 가격을 낮춘다. 다만 모든 자산의 탄성은 다르다. 주거는 수요의 필수성이 커 임대의 경직성이 높고, 상업은 경기·온라인 대체에 민감하며, 물류는 전자상거래와 재고전략의 변화에 탄력적이다. 실무에서는 NOI 성장률·캡엑스(.. 2025. 9. 26.
ESG·지속가능경영의 경제학과 규칙 설계 지속가능경영은 평판 장식이 아니라 자본비용·수요·규제 리스크를 동시에 좌우하는 운영 방정식이다.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각각이 현금흐름의 민감도를 바꾸고, 등급·공시·규범은 자본 접근성의 가격을 조정한다. 이 글은 ‘왜’가 아닌 ‘어떻게’의 관점에서, 실무적으로 연결되는 목표-지표-데이터-거버넌스 체계를 제시한다. 외부 평가의 점수 맞추기가 아니라, ROIC와 WACC에 닿는 경로를 숫자로 묶는 작업이 핵심이다.E: 전환 리스크·물리 리스크·효율의 수학환경 축은 세 갈래의 가격으로 현금흐름을 흔든다. 첫째, 전환 리스크. 탄소가격제·배출 규제·공급망 탈탄소 요구가 원가와 CAPEX를 재배치한다. 톤당 탄소가격의 경로를 가정해 제품별 원가표에 ‘탄소 라인’을 추가하고, 납품가 슬라이딩 조항.. 2025. 9. 26.
철학자 시리즈 20편 한나 아렌트 행위, 다원성, 그리고 공론장 인간의 조건: 노동·작업·행위, 다원성과 시작의 힘노동, 작업, 행위, 다원성이라는 네 단어를 먼저 적어 둡니다. 아렌트의 관심은 ‘철학자가 무엇을 아는가’보다 ‘인간이 어떻게 함께 사는가’에 있었습니다. 그녀는 인간의 활동을 세 갈래로 나눕니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반복의 순환을 ‘노동’, 세계에 비교적 오래 남을 인공물의 제작을 ‘작업’, 그리고 타인과 더불어 말하고 시작하며 관계를 새로 짜는 창발을 ‘행위’라 부릅니다. 노동은 필요의 압력에 종속되고, 작업은 도구와 계획의 질서에 의존하지만, 행위는 예측할 수 없는 자유의 공간에서만 가능해집니다. 아렌트는 바로 이 행위에 정치의 본령을 둡니다. 정치는 명령이나 통치 기술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말을 나누고 약속과 결정을 만들어 내는 ‘사이’.. 2025. 9. 8.
세기의 철학자 19편 미셸 푸코 권력·지식, 규율, 그리고 자기배려 지식은 어떻게 권력이 되나: 담론, 에피스테메, 진리 체제, 계보학담론, 에피스테메, 진리체제, 계보라는 네 단어를 먼저 적어 둡니다. 푸코의 출발점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부르는 것은 언제, 어떤 말하기의 규칙 속에서 가능해졌는가?” 그는 지식을 머리 속의 관념이 아니라 담론—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은 말하면 안 되는지, 누가 말할 자격이 있는지, 어떤 절차를 거쳐야 ‘근거’가 되는지—의 네트워크로 보았습니다. 어느 시대의 지식은 우연한 취향이 아니라 그 시대 전체를 관통하는 보이지 않는 바닥 규칙, 곧 에피스테메 위에서 성립합니다. 중세, 고전주의, 근대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사물을 분류하고 사람을 바라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푸코는 초기에 이를 “고고학”이라 불렀습니다. 묻혀 있.. 2025. 9. 7.